글
헌법재판소는 지난 26일(목) 헌법 재판관 7:1의 의견으로, 수형자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와의 접견을 시간은 일반 접견과 동일하게 회당 30분 이내로, 횟수는 다른 일반 접견과 합하여 월 4회로 제한하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결정(2012헌마858)했다.
사례를 살펴보면,
청구인은 2012. 9. 27. 사기미수죄로 징역 1년 형이 확정되어 인천구치소에 수용되어 있던 사람으로서, 2010. 10. 1. OO진을 상대로 대여금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자 2012. 5. 11. 항소하였고, 청구인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박OO은 위 항소심 사건의 상담을 위해서는 일반 접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2. 10. 16. 인천구치소 변호인 접견실에 접견 신청을 하였으나, 민사소송사건의 대리인인 변호사는 변호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허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와의 접견을 시간은 일반 접견과 동일하게 회당 30분 이내로, 횟수는 다른 일반 접견과 합하여 월 4회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2012. 10. 2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유를 살펴보면,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의 접견 시 원칙적으로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을 보장하되, 접견 수요 등으로 인하여 이와 같은 최소시간을 보장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최소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위와 같이 규정한다면 교정시설 내의 수용질서 및 규율의 유지를 도모하면서 동시에 수형자의 재판청구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들은 수형자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 사이의 접견 횟수를 일반 접견과 합하여 월 4회로 제한하고 있다. 목적이 서로 다른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와의 접견 횟수와 가족, 친구 등과의 일반 접견 횟수를 합산하다 보니, 수형자가 소송을 제기당하는 등 수형자 스스로 소송상담이나 준비의 필요성을 예상할 수 없거나, 동시에 복수의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여러 건의 소송준비가 필요하거나, 또는 사건이 복잡하여 일정 시간 내에 여러 차례의 소송상담이나 준비가 필요한 등의 경우에는 적시에 변호사로부터 조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의 접견 횟수를 일반 접견과 별도로 정하면서 그 횟수를 적절히 제한한다면, 교정시설 내의 수용질서 및 규율의 유지를 도모하면서도 수형자의 재판청구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조항들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되, 심판대상조항들은 행정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한다. 행정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늦어도 2016. 6. 30.까지 개선입법을 마련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들은 2016. 7.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 결정으로 수형자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와의 접견 시간 및 횟수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수형자의 재판청구권이 보다 실효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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